중소기업 해외 B2B 사례

소규모 뷰티 브랜드의 동남아 B2B 유통망 구축 사례

곰돌맨닷컴 2025. 7. 24. 11:40

동남아는 지금, 뷰티 브랜드의 기회의 땅

K-뷰티의 인기는 이제 전 세계적 현상이 되었지만,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의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다.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은 중산층 소비자 증가와 한류 문화 확산의 영향으로 한국 뷰티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높다.

 

하지만 대다수 소규모 브랜드는 ‘진출하고 싶다’는 의지는 있지만, 실제로 유통망을 구축해 성공적으로 B2B 거래를 이어가는 사례는 많지 않다. 이유는 명확하다. 현지 파트너 발굴, 인증 대응, 물류 설계, 브랜드 적응력 등 복합적인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서울에 본사를 둔 소형 뷰티 브랜드 ‘라벨린(Lavellin)’이 동남아 3개국(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 B2B 유통망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실전 사례를 중심으로, 실제 전략과 실행, 결과, 그리고 배운 교훈을 자세히 소개한다.

 

소규모 뷰티 브랜드의 동남아 B2B 유통망 구축 사례

 

기업 개요 및 동남아 진출 배경

라벨린은 2019년에 설립된 비건·저자극 콘셉트의 스킨케어 브랜드다. 주요 제품은 천연 성분을 사용한 클렌저, 크림, 마스크팩이며, 모든 제품은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제조되는 ‘크루얼티 프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국내에선 SNS 기반의 감성 마케팅을 통해 20~30대 여성층을 중심으로 매출을 확보했으나, 내수 한계를 인식하고 2021년부터 해외 진출 전략을 수립했다. 초기에는 미국, 일본, 중동 등 다양한 국가를 고려했지만, 최종적으로 동남아시아를 1차 진출 시장으로 선정했다.

동남아를 선택한 이유:

  • K-뷰티의 긍정적 이미지 및 구매 의향도 높음
  • 화장품 규제가 유럽·중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연함
  • SNS, 쇼핑몰, 라이브커머스가 활발히 운영됨
  • 현지 유통사들이 한국 제품을 적극적으로 탐색 중

 

 

유통망 구축을 위한 실행 전략

라벨린은 B2B 방식으로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단계적 접근을 시도했다.

① 유통 파트너 발굴 (국가별 전략)

  • 베트남: KOTRA 호치민 무역관이 주최한 온라인 수출상담회 참가 → 4개 업체와 화상 미팅
  • 인도네시아: 알리바바, 한국무역협회 B2B 플랫폼에 등록 → 연락 온 2개 유통사와 샘플 발송
  • 말레이시아: 인스타그램 DM과 이메일을 통해 현지 H&B 셀렉샵과 직접 접촉 → 소량 테스트 오더부터 시작

→ 결과적으로 각 국가별로 1곳씩 핵심 유통 파트너 확보 성공

② 브랜드 및 패키지 현지화

  • 라벨에 영어 + 베트남어/말레이어 표기 병기
  • 화장품 성분표는 INCI 국제표준에 따라 재정리
  • 제품 포장 박스에 현지 정서에 맞는 색감(파스텔톤 → 비비드톤으로) 일부 조정

→ 유통사 측에서 제품 외형만으로도 차별화 요소가 있다는 피드백 확보

③ 인증 및 수입 등록 지원

  • 베트남: MOH(보건부) 등록 → 유통사 대행
  • 인도네시아: BPOM(국립식약처) 등록 → 수수료 및 샘플 제공, 총 소요기간 약 2개월
  • 말레이시아: 할랄 인증은 요구되지 않았으나 일부 원료 성분에 대해 성분 설명 요청

→ 수출 초기 예상보다 인증 부담이 낮았으며, B2B 유통사가 등록을 대행해주면 속도가 훨씬 빨라짐

④ B2B 영업자료 제작

  • 제품 소개서(영문 PDF)
  • 회사 개요 및 수출 프로세스 안내 자료
  • 가격표 + MOQ(최소 주문 수량) 명시
  • 타 국가 수출 레퍼런스 제공 (한국, 홍콩 등)

→ 유통사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정보를 한 눈에 보여주는 전문화된 제안서 구성이 계약 성사에 긍정적 영향

⑤ 소규모 물류 테스트 & CS 시스템 구축

  • 초도 오더는 항공택배로 300~500세트 수준 진행
  • 반응을 본 후 두 번째 오더부터는 해상 FCL(컨테이너) 전환
  • 현지어 가능한 CS 매니저를 1명 채용 → 메신저 상담 전담

 

구체적인 유통성과 및 판매 현황

라벨린은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B2B 출고를 시작하였고, 다음과 같은 성과를 기록하였다.

✅ 계약 유통사

  • 베트남: J사 (호치민 기반 H&B 유통사)
  • 인도네시아: T사 (자카르타 온라인몰 운영사)
  • 말레이시아: S사 (SNS 기반 셀렉샵 운영업체)

✅ 공급 규모 및 재계약 현황

  • 베트남: 월 평균 1,500세트 출고 / 6개월 후 재계약 완료
  • 인도네시아: 1차 샘플 테스트 후 3개월 만에 정기 발주로 전환
  • 말레이시아: 3회 리오더 진행 중, 대형 쇼핑몰 입점 검토 단계

✅ 유통 구조

  • OEM은 한국 본사에서 일괄 생산
  • 배송은 DDP 조건으로 항공 → 해상 전환
  • 마진 구조: 라벨린 30% / 유통사 40% / 리셀러 30%

 

 

성공 요인과 실무 노하우

라벨린의 동남아 B2B 유통망 구축이 가능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유통사 중심 전략 수립

→ '우리가 제품을 팔겠다'는 사고보다,
→ ‘유통사가 팔기 쉬운 제품을 설계하자’는 관점으로 접근

② 작은 성공부터 시작

→ 첫 주문은 적은 수량이라도 빠른 배송과 좋은 포장으로 대응
→ 유통사의 초기 리스크 부담을 최소화함으로써 신뢰 형성

③ 각국별 맞춤 커뮤니케이션

→ 이메일/카톡이 아닌 WhatsApp 중심의 연락 체계
→ 주 1회 보고서 공유, 프로모션 반응 공유, 마케팅 자료 제공

④ 브랜드 충성도보다는 ‘성장 가능성’ 강조

→ 라벨린은 국내 인지도가 낮았지만, “K-뷰티의 새로운 브랜드를 찾고 있는 유통사”에게는 좋은 기회로 인식

 

 

 

도전 과제와 향후 계획

라벨린은 현재까지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나, 다음과 같은 과제를 인식하고 있다.

  • 인증 유지 비용 부담 증가 (BPOM, MOH 재등록 등)
  • 현지 마케팅 공동 대응 시 분담 범위 조율 필요
  • 환율 리스크 및 물류 지연에 대한 대응 체계 부족
  • 재고 관리 및 리셀러 이중 유통 통제

이에 따라 향후 계획은 다음과 같다:

  • 말레이시아 및 인도네시아에 공동 물류창고 구축 검토
  • 현지 셀럽 마케팅 강화 → 유통사의 온라인 판매 촉진
  • 각국 유통사별 매출 기준으로 ‘국가별 독점 계약’ 전환 검토
  • ISO 및 CPNP 인증 확보 → 중장기적 유럽 진출 준비

 

 

결론: B2B 유통망, 신뢰와 실행의 누적이다

소규모 뷰티 브랜드도 명확한 콘셉트, 준비된 제안서, 유통사 중심의 사고방식이 있다면 충분히 해외 B2B 유통망을 구축할 수 있다.

라벨린의 사례는 화려한 마케팅보다 기초적인 신뢰 형성과 운영 시스템의 안정성이 유통사의 선택에 더 중요한 기준임을 보여준다.

 

결국 B2B 유통은 '제품'이 아니라 '파트너십'의 문제이며, 그 파트너십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꾸준히, 작게, 빠르게 대응하며 성실하게 쌓아나가는 것이 글로벌 유통망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