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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협력과 공동개발을 통해 일본 시장에 안착한 B2B 제조기업 사례

중소기업 해외 B2B 사례

by 곰돌맨닷컴 2025. 7. 2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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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화된 일본 시장, 기술 협력이 관건이다

일본은 고도의 품질 기준과 신뢰 중심의 비즈니스 문화로 인해, 한국 중소기업에게 가장 진입이 어려운 B2B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단순한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고, 기술적 완성도, 납기 준수, 파트너십 지속성 등에서 매우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

 

하지만 반대로, 이 같은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한다면 일본은 충성도 높은 장기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유망한 수출 시장이기도 하다. 특히 기술 공동개발이나 OEM·ODM 방식의 협업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 진입 전략으로서 매우 유효하다.

 

이번 글에서는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정밀 가공 부품 전문 제조기업 A사일본 산업용 로봇 부품 기업과의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B2B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사례를 중심으로, 그 전략과 성과, 그리고 교훈을 분석한다.

 

기술 협력과 공동개발을 통해 일본 시장에 안착한 B2B 제조기업 사례

 

기업 개요 및 일본 진출 배경

A사는 2014년에 설립된 소규모 정밀 가공업체로, 반도체 장비용 커넥터 부품과 고내열 금속소재 가공을 주력으로 한다. 30여 명의 직원이 소속된 A사는 초기에는 국내 대기업 협력사를 통해 내수시장 위주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2019년,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B2B 시장 개척에 나서기로 했다. 타깃 국가는 정밀 가공 기술에 대한 수요와 신뢰가 높은 일본이었다.

 

A사가 일본 시장을 진출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일본 제조기업은 협력사에 대한 기술적 요구는 높지만, 장기 거래에 매우 충실
  • 한국과 물리적·문화적 거리가 가까워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낮음
  • 일본의 인건비 상승과 노령화로 인해 소형 부품 외주 수요 증가
  • 국내 기업의 정밀도·가격 경쟁력 모두 일본 중소기업 대비 우위

하지만 일본은 단일 규격과 인증 기준이 없는 B2B 거래 시장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일본 진출 과정과 공동개발 추진

A사는 일본 진출을 위해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기보다는, 일본 현지 기업과의 기술 공동개발(협업 R&D)을 목표로 전략을 수립했다.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 일본 기업은 ‘기존 부품 교체’보다 ‘맞춤 설계’를 선호함
  • 신규 벤더 등록보다 공동개발 파트너로 접근하는 것이 신뢰 형성에 유리
  • 제품 단가 협상보다 ‘기술 기여도’로 거래구조를 유리하게 만들 수 있음

A사는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산업용 로봇 엔드이펙터 제조기업 B사와 연결되었다. 이 연결은 KOTRA 도쿄 무역관의 기술 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졌으며, 두 회사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① 니즈 확인 및 제안서 작성

  • B사는 로봇 그리퍼(집게 장치)의 고온 환경 대응용 알루미늄 합금 부품을 필요로 함
  • A사는 기존 국내 반도체 시장에서 유사 조건을 충족한 경험이 있어 기술 제안서(일문 번역 포함) 제출
  • 소재 분석, 내열도 실험 수치, 기존 적용 사례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

② 시제품 개발 및 검증

  • B사의 요청에 따라 A사가 1차 가공 부품 10세트 제작 후 무상 공급
  • B사 연구소에서 내구성 및 정밀도 테스트 진행
  • 추가 수정 사항 반영 후 2차 샘플 제공 → 기준 통과

③ 공동개발 계약 체결

  • A사는 설계 지원과 가공 생산 담당, B사는 소재 성능 규격 설계와 테스트 담당
  • 결과물에 대한 지적재산권은 공동 명의
  • B사는 최종 제품을 일본 로봇 제조사에 납품하고, A사는 정식 공급 계약 체결

 

 

구체적인 성과 및 수출 결과

A사는 2021년 하반기부터 정식 납품을 시작했고, 2022년부터 B사와 장기 납품 계약(연간 1억 5천만 원 규모)을 체결했다. 이후에는 일본 다른 고객사로의 확장도 이뤄졌다.

주요 성과 요약

  • 제품: 로봇 엔드이펙터용 내열 합금 부품
  • 연간 납품 수량: 약 4,000세트
  • 단가 경쟁력 확보: 일본 중소기업 대비 25% 저렴
  • 불량률: 0.4%로, B사 품질 기준(1%)의 절반 이하
  • 2023년 2차 고객사(도쿄 소재 제약 자동화 기업)와 샘플 테스트 시작

또한 A사는 이번 거래를 기반으로 일본어 기술자료 작성, 규격 대응, 포장 기준 맞춤화 등 현지화 능력을 강화했다.

 

 

공동개발 전략의 핵심 요소와 교훈

A사는 다음과 같은 전략적 포인트를 통해 일본 시장 안착에 성공할 수 있었다.

기술 제안서 작성 능력 확보

→ 단순 견적서가 아닌, 기술 니즈에 정확히 대응하는 솔루션 제안서 작성이 핵심이었다.
→ 일본 기업은 가격보다 ‘기술적 합리성’과 ‘개발 과정의 투명성’을 중시한다.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일본화

→ 이메일은 정중한 일문으로, 기술적 용어는 현지 엔지니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
→ 회의록, 샘플 분석표, 실험 리포트 등 모든 문서를 형식에 맞춰 정리하여 신뢰를 높였다.

장기 관점에서의 투자 마인드

→ 첫 납품까지 1년 반이 소요되었지만, 1건의 계약이 3년 이상 지속되는 거래 구조를 만들어냄
→ 시제품 무상 제공, 설계 참여 등 단기 수익이 없는 단계도 감수

중간 파트너 활용

→ KOTRA,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등 수출지원기관의 기술 매칭과 통번역 지원을 적극 활용
→ 일본 내 무역 중개기업을 통해 법률·납품 규정 대응

 

 

향후 확장 계획 및 시사점

A사는 일본 B사 외에도, 유사한 니즈를 가진 산업자동화 부품 기업 3곳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특히 공동개발 과정에서 신뢰를 확보한 브랜드로 인식되었으며, “한국 제조업체 중 ‘기술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다.

 

A사는 향후 일본 내 조립OEM 방식의 협업도 검토 중이며, 오사카에 소규모 물류창고 설치도 고려하고 있다. 또한 이번 일본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대만·싱가포르·독일 등 기술 중심의 B2B 시장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결론: 기술 + 신뢰, 일본 시장을 여는 두 개의 열쇠

A사의 사례는 단순 수출이 아니라 공동개발이라는 전략적 협업을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고, 일본 B2B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일본은 결코 쉬운 시장이 아니지만, 기술적으로 명확한 언어를 구사하고,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면 중소기업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있는 시장이다.

 

기억해야 할 것은, 일본 바이어는 ‘가격’이 아니라 ‘합리성과 일관성’을 거래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단기 매출보다 신뢰의 구축을 우선시하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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