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무료 디지털 기기 보급 사업의 효과와 한계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시급한 노력

저소득층 청소년이 겪는 디지털 소외 문제는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과 삶의 기회를 송두리째 제한하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원격 수업이 일상이 되면서 디지털 기기를 충분히 보유하지 못한 가정의 청소년들은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더욱 절실하게 체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지자체와 공익단체들은 무료 태블릿PC나 노트북을 지원하는 디지털 기기 보급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들 사업은 기술적 접근성을 단숨에 개선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기기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디지털 기기를 무상으로 지원한 대표 사례들을 살펴보고, 해당 사업이 가져온 긍정적 성과와 현실적 한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무료 디지털 기기 보급 사업의 구체적 사례와 성과

서울시 한 구청에서는 2021년부터 관내 기초생활수급 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중고 리퍼비시 노트북을 대여하거나 무상으로 보급하는 사업을 실시했다. 사업 담당자는 초기 수요 조사를 통해 약 350가구가 디지털 기기 부족으로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후 IT기기 기부를 연계하는 민관 협력 모델을 도입해, 1차로 200대의 노트북을 보급했다. 이 과정에서 수급 가정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 참여율이 평균 40% 이상 증가했고, 과제 수행 및 디지털 학습 태도에서도 긍정적 변화를 보였다. 특히 한 중학생은 이전에는 스마트폰 화면으로 수업을 듣느라 필기가 거의 불가능했는데, 노트북을 받고부터 학습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부 지방도시에서도 태블릿PC 무상 보급이 시도되었으며, 공공도서관과 연계하여 기기 대여와 학습 공간을 동시에 제공하는 방안이 호응을 얻었다. 여러 사례에서 보급사업이 단기간에 학업 참여도를 높이는 효과가 입증되었고, 기기를 매개로 청소년의 학습 동기를 자극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기기 보급의 현실적 한계와 지속 가능성 문제

그러나 무료 디지털 기기 보급 사업은 긍정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러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우선 기기의 사양이 낮거나 사용 기한이 짧은 경우, 학습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호환이 어려워 실질적 활용도가 떨어졌다. 기기를 처음 접하는 학생들에게는 기본적인 사용법을 익히는 것부터 큰 장벽이 되었으며, 일부 가정에서는 인터넷 요금 부담으로 결국 온라인 학습이 중단되기도 했다.

 

또한 사후 관리와 기술 지원이 충분하지 않아 고장이 발생했을 때 수리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실제로 경남의 한 지역에서는 보급 받은 노트북 100대 중 30대 이상이 1년 내에 기능 고장을 일으켰으나, 담당 예산이 부족해 교체나 수리가 지연되었다. 디지털 문해력 부족 역시 중요한 한계로 꼽힌다.

 

단순히 기기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청소년이 스스로 학습 플랫폼에 접속하고 자료를 활용하는 수준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났다. 결국 기기 보급과 더불어 디지털 역량 교육, 인터넷 환경 개선, 사후 지원이 결합되지 않으면 사업 효과가 일정 기간 후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효과 극대화를 위한 개선 방향과 결론

무료 디지털 기기 보급 사업이 저소득층 청소년의 학습 기회를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정책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기기 제공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을 정책 설계 단계에서부터 반영할 필요가 있다.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첫째, 기기 보급과 동시에 디지털 역량 교육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둘째, 일정 기간의 인터넷 사용 요금을 보조하거나 공공 와이파이망을 확충해 경제적 장벽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셋째, 기기 사후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고장 시 신속하게 수리를 지원할 수 있는 예산과 조직을 배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 사회와 공공기관, IT기업이 협력해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같은 개선책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저소득층 청소년이 기술 기반 학습의 기회를 온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지역에서 기기 보급과 역량 강화가 함께 이루어져 디지털 소외가 더 이상 교육 불평등의 원인이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