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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수급자 디지털 정보화 교육의 참여 동기와 과제

공공 디지털 보급 사례

by 곰돌맨닷컴 2025. 7. 1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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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포용 사회의 첫 관문

정보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스마트폰과 인터넷은 생계유지와 사회참여의 필수 수단이 되었다. 금융, 행정, 교육, 복지서비스 대부분이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되었지만, 디지털 역량이 부족한 기초생활수급자들은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기초생활수급자의 58%가 “스마트폰과 컴퓨터 활용에 자신이 없다”고 답했다. 온라인 뱅킹, 복지급여 신청, 공공서비스 이용이 점점 디지털화되면서 정보 소외가 곧 경제적·사회적 불이익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 공익단체가 다양한 정보화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지만, 참여자의 학습 지속성은 매우 큰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글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디지털 정보화 교육에 참여하게 되는 동기와, 참여 이후에 마주치는 어려움과 과제를 서울 서부와 대구 동구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기초생활수급자 디지털 정보화 교육의 참여 동기와 과제

사례 1: 서울 서부 디지털 정보화 교육 참여 동기

서울 서부지역은 2022년부터 구청과 지역 정보화센터가 협력해 기초생활수급자 전용 디지털 정보화 교육을 운영해왔다. 교육은 주 1회 8주 과정으로, 스마트폰 기초 활용, 정부24·복지로 접속법, 모바일 금융과 공과금 납부까지 폭넓은 내용을 다뤘다.

서울 서부구청이 참여자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교육에 참여하는 동기는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생계와 직접 연결된 필요가 가장 강력했다. “복지급여 신청을 스마트폰으로 해야 하는데, 못 하니 매번 주민센터에 가야 한다”는 현실적 불편이 주요 동기였다. 실제로 신청서류 제출 기한을 놓쳐 급여 지급이 지연된 경험이 있는 참여자가 절반에 달했다.

 

둘째, 자녀와 소통에 대한 갈증이었다. 한 60대 참여자는 “손주와 영상통화를 못 해 서운했다. 스마트폰 쓰는 법을 배우면 관계가 달라질 것 같아 참여했다”고 말했다.

 

셋째, 불안감 해소였다. “어디서든 QR코드를 찍으라 하고, 인증서를 쓰라 하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두려움이 “배워야겠다”는 동기로 바뀌었다.

 

이처럼 교육 참여는 단순 호기심이 아니라, “못하면 손해 보거나 소외된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았다.

 

사례 2: 대구 동구 디지털 정보화 교육의 현장과 한계

대구 동구는 농촌과 도시가 혼재된 지역으로, 고령 기초생활수급자의 비율이 특히 높다. 2021년부터 ‘스마트 동행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기초수급 가구 약 60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정보화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 방식은 1:1 튜터링과 소규모 그룹 학습을 병행했고, 교육 후 3개월간 사후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참여 동기는 서울과 유사하게 “복지서비스 접근”이 가장 컸다. 특히 농촌 지역 수급자들은 “이젠 농협도 은행 업무를 스마트폰으로 하라고 한다”며 학습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러나 교육 과정에서는 여러 어려움이 드러났다. 첫째, 반복 학습 필요성이었다. 고령 참여자는 “일주일에 한 번 배워서는 잊어버린다”며 매주 같은 내용으로 연습을 요구했다. 둘째, 기술 불안감이었다. 교육 중 “이거 누르면 돈이 나가는 거 아닌가”, “해킹당하는 거 아닌가” 하는 질문이 반복됐다. 이러한 심리적 장벽은 기술 습득을 더디게 만들었다. 셋째, 경제적 부담이었다. 데이터 요금과 스마트폰 유지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교육 수료 후에도 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프로그램 운영 담당자는 “반복과 실습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바꾼 뒤 학습효과가 조금 올라갔지만, 사후 지원이 없으면 다시 기기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종합 분석: 참여 동기와 과제의 교차점

서울과 대구의 사례를 종합해 보면, 기초생활수급자가 디지털 정보화 교육에 참여하는 동기는 대체로 “생존형”에 가깝다. 단순 호기심보다는 필수 복지·금융서비스 이용이 동기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점에서 교육의 필요성과 긴급성은 분명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역량을 유지하고 생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첫째, 반복 학습 체계화의 필요성이다. 디지털 기기는 자주 쓰지 않으면 금세 잊어버린다. 수급자 대상 교육은 주 1회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상시 연습 공간과 1:1 피드백이 병행돼야 한다. 둘째, 경제적 지원과 결합이다. 교육을 받아도 데이터 요금과 기기 유지비 부담 때문에 다시 오프라인으로 회귀하는 경우가 많았다. 교육과 데이터 지원, 저가 단말기 보급이 결합돼야 학습 효과가 유지된다. 셋째, 심리적 불안 해소다. 많은 수급자가 해킹·사기 피해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앱을 설치하거나 금융 기능을 쓰는 것을 주저한다. 안전 교육과 지속 상담이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동기 유지를 위한 사회적 관계망이다. 학습 그룹과 동료 멘토링이 있어야 지속적인 자극과 지원이 가능하다.

 

결론: 포용적 정보화 교육의 길

기초생활수급자의 디지털 정보화 교육은 단순한 기술 전수가 아니다. 그것은 곧 생계와 권리 보장을 위한 필수적 지원이다. 그러나 교육은 일회성 프로그램으로는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 정부와 지자체, 시민단체가 함께 책임을 나누어, 다음과 같은 체계로 발전시켜야 한다.

 

첫째, 반복적·장기적 교육 체계화.
둘째, 데이터와 기기 지원 연계.
셋째, 심리적 장벽 해소를 위한 상담과 멘토링.
넷째, 자조모임과 지역 커뮤니티 기반 학습 네트워크.

 

이런 노력이 모일 때, 기초생활수급자가 디지털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고 당당히 자신의 권리를 누릴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지역에서 포용적 디지털 교육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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