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학습이 일상화되면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는 가정의 디지털 환경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졌다. 일부 가정은 최신 노트북과 고속 인터넷, 다양한 온라인 학습 자료를 갖추고 있었지만, 저소득층 가정은 스마트폰 하나로 수업을 겨우 따라가는 현실에 처해 있었다.
통계청이 2023년에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저소득층 가구의 40% 이상이 “자녀가 학습용 컴퓨터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고, 55%는 “온라인 학습 도구를 제대로 활용할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공기관과 시민단체는 가정 방문형 IT 교육 모델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공공도서관과 주민센터 중심 교육은 접근성이 떨어지고, 그룹수업만으로는 개인화된 학습 지원이 어려웠다. 반면 가정 방문형 프로그램은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실질적이고 반복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어 정보 격차 해소에 효과적인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번 글에서는 서울 성북구와 경기도 부천시에서 시행된 저소득층 학생 대상 가정 방문형 IT 교육 사례를 중심으로 그 성과와 과제를 살펴본다.
서울 성북구청은 2021년부터 ‘디지털 홈클래스’라는 이름으로 저소득층 가정의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가정 방문형 IT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구청, 지역 교육지원청, IT기업이 협력해 기획됐으며, 핵심 목표는 “학생이 자기 방에서 온라인 학습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자”였다.
주요 운영 방식은 다음과 같다.
참여 학생들은 대부분 기초생활수급 가정의 자녀로, 온라인 학습에 대한 두려움이 큰 상태였다. 한 중학교 1학년 학생은 “처음에는 키보드 자판도 몰랐는데 선생님이 옆에서 차근차근 가르쳐 주니 이젠 숙제도 혼자 한다”고 말했다.
2022년 1년간 2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했으며, 구청 조사에서 80% 이상이 “온라인 학습 역량이 크게 늘었다”고 답했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가정 방문형 교육이 심리적 장벽 해소에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부천시는 디지털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해 2022년부터 ‘스마트 러닝 홈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부천시와 지역 ICT 봉사단체, 교육청이 협업해 저소득층 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매주 가정 방문 교육과 사후 상담을 결합한 모델을 도입했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맞춤형 개별화 커리큘럼이다. 방문 교사가 사전 진단을 통해 각 학생의 디지털 역량 수준을 평가하고, 맞춤형 학습계획을 세웠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은 온라인 강의 수강과 과제 제출을 중심으로 배우고, 다른 학생은 엑셀과 파워포인트 활용, 발표자료 제작에 집중하는 식이었다.
교육 내용은 크게 네 가지였다.
한편 프로그램 운영진은 “학생의 학습 태도 변화와 부모의 관심이 함께 있어야 지속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사후 평가에서 부모 교육까지 받은 가정의 학생은 과제 수행률이 30% 더 높게 나타났다. 한 학부모는 “내가 뭘 모르니 아이도 자신감을 잃었는데, 같이 배우니 서로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부천시는 이 사업이 큰 호응을 얻자 2023년에는 지원 대상을 500가구로 확대했다.
서울 성북구와 부천시 사례를 종합하면, 가정 방문형 IT 교육은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었다.
첫째, 기기 활용 자신감 향상이다.
매주 교사가 집에 와서 곁에서 지도를 해주니, 기초조작조차 어렵던 학생도 점차 숙련도를 높였다.
둘째, 온라인 학습 참여율 증가다.
수업 결손이 많던 학생들이 과제 제출, 온라인 수업 출석이 꾸준해졌다.
셋째, 부모 역량 강화다.
단순히 아이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부모도 함께 기초 교육을 받으며 디지털 불안이 해소됐다.
넷째, 사회적 고립감 완화다.
교사와의 지속적 교류 덕분에 학생이 정서적 안정감을 얻었다.
그러나 여러 한계도 드러났다.
첫째, 강사 인력 수급 어려움이다.
방문형 모델은 1:1 또는 1:2 소규모 지원이 필요해 인건비와 인력이 많이 들었다.
둘째, 데이터 요금 부담이다.
기기를 빌려도 인터넷 요금을 감당하지 못해 온라인 학습이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셋째, 학부모 교육 참여 부족이다.
일부 가정에서는 부모가 교육에 관심을 두지 않아, 학생 혼자만 학습하는 환경이 됐다. 부천시 관계자는 “가정 방문 교육의 성패는 부모 참여와 반복 학습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가정 방문형 IT 교육은 저소득층 학생의 디지털 역량을 높이고 학습 격차를 해소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일회성에 머물면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 앞으로 지속 가능성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지속적 멘토링과 사후 관리.
교육 종료 후에도 월 1~2회 전화·영상 상담을 통해 학습 지속성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 기기·데이터 요금 결합 지원.
태블릿·노트북 임대뿐 아니라 데이터 요금 일부를 보조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부모 동반 교육 프로그램.
부모가 디지털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어야 아이의 학습 동기가 유지된다.
넷째, 지역사회 협력 네트워크.
지자체·교육청·시민단체·기업이 공동으로 예산과 인력을 분담해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학습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권리다. 앞으로 더 많은 지역에서 가정 방문형 IT 교육이 체계적으로 자리 잡아, 저소득층 학생이 정보 격차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미래를 설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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