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세계 3위 경제 규모를 가진 국가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안정된 소비 시장을 가진 나라로 평가받는다. 그중에서도 식품 분야는 고품질, 안정성, 청결성에 대한 기준이 매우 높은 시장으로, 글로벌 식품 기업들이 반드시 공략하고자 하는 주요 타깃이다.
하지만 동시에 일본 식품 B2B 시장은 폐쇄적이고 까다로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신규 브랜드가 유통망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규격 준수, 제품력, 현지화된 포장 및 마케팅,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업이 필수다. 이런 배경 속에서, 경기도에 본사를 둔 한 중소 식품기업 ‘G사’는 국내에서는 흔한 조미김을 일본 B2B 시장에 수출하는 데 성공하며 주목받았다.
이번 글에서는 G사의 일본 시장 진출 과정을 중심으로, 유통 파트너와의 협업 방식, 극복한 난관, 그리고 지속 가능한 수출 모델로 정착하기까지의 전략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G사는 2014년에 설립된 해조류 가공식품 전문 제조업체로, 김자반, 조미김, 김스낵 등을 생산해 국내 편의점 및 학교급식 시장에 납품해왔다.
하지만 내수 시장의 한계에 직면한 G사는 2019년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게 되었고, 그중 일본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하였다. 일본은 김 소비량이 높은 국가이며, 한국 김에 대한 브랜드 인식도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일본의 B2B 유통망에 들어가기 위한 신뢰, 인증, 안정성이라는 진입장벽이었다.
G사는 해외 전시회 참가와 수출 바우처 사업을 통해 일본 시장 진출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후 아래의 과정을 통해 본격적인 시장 진입이 이루어졌다.
G사는 2020년 일본 최대 규모의 식품 전시회인 FOODEX JAPAN에 KOTRA 지원을 받아 참가했다. 이 전시회는 일본 바이어와 유통업체들이 대거 참석하는 곳으로, G사는 이 자리에서 도쿄 소재 식자재 유통업체 'Y사'와 첫 상담을 진행했다.
바이어는 G사의 제품을 시식한 후 품질에는 만족했지만, 아래와 같은 조건을 제시했다.
이 조건을 수용하기 위해 G사는 일본 전용 제품 라인 생산을 시작했고, 포장 디자인, 재료 규격, 영양정보 표기 등을 현지 요구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했다.
일본은 수입 식품에 대해 까다로운 식품위생법 기준을 적용한다. G사는 일본 후생노동성의 기준에 따라, 아래 인증 및 대응을 진행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Y사와 정식 납품 계약이 체결되었으며, 초기에는 분기별 1톤 수준의 납품이 시작되었다.
일본 시장에서 B2B 유통 성공의 핵심은 현지 파트너와의 장기 협업이다. G사는 유통사 Y사와의 협업을 단순 수출 거래로 그치지 않고 다음과 같이 장기적 동반자로 발전시켰다.
Y사는 일본 내 300개 이상의 슈퍼마켓 및 편의점과 거래 중이었다. G사는 자체적으로 프로모션 예산을 배정해 ‘한국식 김 요리 레시피북’, 시식 행사, 쿠폰 이벤트 등을 공동 운영했다.
Y사는 일본 대형마트 체인과 PB(Private Brand) 상품을 개발하려는 수요가 있었고, G사는 Y사와 협업해 Y사 전용 김스낵 제품을 OEM 방식으로 제작했다. 이를 통해 G사는 납품 물량을 2배 이상 확대할 수 있었으며, 브랜드 노출도 함께 강화되었다.
분기마다 G사는 Y사 바이어와 화상 회의를 진행하며 품질 피드백과 재고 소진율을 점검했다. 특히 일본 소비자의 짠맛 민감도를 반영해 소금 함량을 점진적으로 낮추는 리뉴얼도 추진되었다.
G사의 일본 B2B 시장 진출은 첫 1년 동안 5억 원 규모의 수출로 이어졌으며, 2년 차에는 동경 외 지역까지 유통망이 확장되며 수출액은 9억 원에 달했다.
주요 성과는 다음과 같다.
✅ 일본 PB제품 2종 개발 및 납품
✅ 일본식 품질 기준에 맞춘 생산 체계 정착
✅ 유통사와의 장기 계약으로 물량 안정화
✅ 일본 내 브랜드 인지도 상승 → 온라인 리뷰 확산
무엇보다도 유통사와의 긴밀한 관계 구축이 재구매율을 높이고, 거래 안정성을 높인 핵심 요인이 되었다.
하지만 진입 후에도 여러 과제가 발생했다.
🔹 일본 엔화 약세로 인한 가격 재협상
🔹 물류비 상승과 선적 지연
🔹 일본 식품 트렌드의 빠른 변화 (예: 무염, 글루텐 프리)
G사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소비자 설문조사, 트렌드 리포트 분석, 소량 테스트 납품 등의 방식으로 유연하게 반응했다.
G사의 사례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제공한다.
✅ 제품력만으로는 일본 진출이 어렵다. 철저한 현지화가 필요하다.
✅ 신뢰할 수 있는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은 진출의 핵심이다.
✅ PB상품, 공동 마케팅, 정기 소통 등을 통해 파트너와 관계를 강화하라.
✅ 인증, 품질관리, 소비자 피드백까지 수출이 아닌 ‘해외 사업’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일본 시장은 까다롭지만, 일단 신뢰를 얻으면 높은 충성도와 재구매율이 뒤따르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한국 식품 중소기업이 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전시회 참가와 같은 단기 전략보다는 파트너십 중심의 장기적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B2B 유통망 구축 실패 사례: 중동 진출에 좌절한 소규모 제조기업의 교훈 (1) | 2025.07.19 |
---|---|
해외 전시회와 박람회를 활용한 소규모 기업의 수출 계약 체결 사례 (3) | 2025.07.18 |
B2B 전자상거래 플랫폼(알리바바, 아마존 비즈니스)을 통한 해외 판로 개척 사례 (5) | 2025.07.18 |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북미 B2B 고객을 확보한 소규모 IT 기업의 전략 (3) | 2025.07.17 |
유럽 의료기기 시장에 진입한 중소기업의 인증 획득과 네트워킹 사례 (1) | 2025.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