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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정보 소외를 줄이기 위한 자원봉사단 활동 사례

공공 디지털 보급 사례

by 곰돌맨닷컴 2025. 7. 1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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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시대의 새로운 불평등과 자원봉사의 역할

디지털 정보화가 사회의 필수 기반이 되면서, 정보 소외는 더 이상 일부 계층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과제가 되었다. 온라인 학습, 금융, 공공서비스, 건강관리 등 삶의 모든 영역이 디지털로 연결되면서,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는 이들은 기회와 권리에서도 소외될 수밖에 없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2023년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고령층과 저소득층, 농어촌 주민의 42%가 “디지털 정보 서비스 이용이 어렵다”고 답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여전히 현장의 사각지대를 채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전국 곳곳에서 자원봉사단이 자발적으로 디지털 정보 소외 해소에 나서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서울 송파구와 경북 안동시에서 운영된 디지털 자원봉사단 활동 사례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운영 방식과 성과, 현장의 목소리를 살펴본다.

 

디지털 정보 소외를 줄이기 위한 자원봉사단 활동 사례

사례 1: 서울 송파구 ‘디지털 동행 봉사단’

서울 송파구는 2021년부터 ‘디지털 동행 봉사단’을 조직해 저소득층 고령자를 대상으로 스마트 기기 사용 지원에 나섰다. 이 활동은 송파구청과 지역 대학, 시민단체가 협력해 운영했으며, 청년 대학생 20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주요 활동은 세 가지였다. 첫째, 매주 주민센터나 경로당에 방문해 스마트폰 기초교육을 진행했다. 봉사단은 시니어들에게 전원 켜기·끄기부터 문자 보내기, 카카오톡 설치, 정부24 접속법까지 차근차근 가르쳤다. 둘째, 1:1 디지털 멘토링을 실시해 참여자가 개별적으로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 셋째, 매월 ‘디지털 체험의 날’을 개최해 새로운 앱이나 서비스 체험을 돕고 자신감을 키워주었다.

 

송파구청이 시행한 참여자 만족도 조사에서는 85%가 “이제는 기본적인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한 70대 어르신은 “처음에는 손이 떨려서 누르는 것도 무서웠는데, 청년들이 옆에서 계속 도와주니 두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봉사단의 지속적 방문과 친밀한 분위기가 학습 효과를 높였다는 점이 특히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사례 2: 경북 안동시 ‘스마트 벗 자원봉사단’

경북 안동시는 농촌 지역이 많아 디지털 정보 소외가 특히 심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부터 ‘스마트 벗 자원봉사단’을 결성했다. 이 프로그램은 안동시청과 지역 고등학교, 자원봉사센터가 함께 운영했으며, 청소년과 청년 자원봉사자 150여 명이 참여했다.

스마트 벗 자원봉사단은 ‘찾아가는 디지털 지원 서비스’를 운영해 고령층 가정을 직접 방문했다.

 

이들은 먼저 스마트폰과 태블릿 기초조작 교육을 실시했고, 이어 공공서비스 신청과 금융앱 사용까지 맞춤형 교육을 이어갔다. 또 매주 마을회관에서 단체 교육을 열어 참여자가 서로 배우고 돕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활동을 통해 1,000여 명의 고령층이 지원을 받았다. 그중 80%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이었다. 한 농촌 주민은 “아들이 멀리 살아서 물어볼 데가 없었는데, 학생들이 와서 차근차근 알려줘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봉사단은 매월 모니터링 회의를 통해 교육 진도와 개선점을 공유하며 체계적인 운영을 이어갔다.

 

종합 성과와 현장의 목소리

서울 송파구와 안동시의 사례를 종합하면, 디지털 자원봉사단 활동이 정보취약계층의 삶에 여러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냈다. 다음과 같은 주요 성과가 있다.

 

첫째, 기초 디지털 역량이 확실히 개선됐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아예 못 쓰던 상태’에서 ‘필요한 기능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간 참여자가 많았다. 둘째, 심리적 자신감이 크게 높아졌다. 교육을 받으며 “나는 못 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사라졌다는 의견이 많았다. 셋째, 사회적 고립이 완화됐다. 매주 봉사단과 만나는 과정에서 대화와 관계가 형성돼 정서적 안정감을 얻었다.

 

그러나 문제점도 분명히 드러났다. 첫째, 일부 참여자는 기기 사용에 대한 불안이 워낙 커서 여러 차례 반복 학습이 필요했다. 둘째, 봉사단의 활동이 자원봉사로만 유지되면서 안정적 인력 운영이 어려웠다. 셋째,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과 통신비 부담이 남아 있어 학습 효과가 생활로 이어지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

 

서울 송파구의 봉사단 담당자는 “참여자들이 기초 기능을 배우고도 요금이 부담돼 다시 쓰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안동시의 자원봉사자는 “배워도 혼자 다시 하려고 하면 막막하다고 하시는 어르신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러한 목소리는 반복적인 학습과 지속적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결론: 지속가능한 자원봉사 모델을 위하여

디지털 정보 소외를 해소하는 자원봉사단 활동은 정보격차 해소에 가장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도움이 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활동이 일회성 이벤트에 머물면 효과가 금세 사라진다. 지속 가능한 모델로 발전시키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이 필요하다.

 

첫째, 공공기관과 연계해 상시 운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자원봉사단에 일정 활동비와 교통비, 교육비를 지원해 꾸준한 참여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데이터 요금 및 기기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 단순히 사용법만 가르치면 생활 속 적용이 어렵다.
셋째, 참여자와 봉사자가 장기적 관계를 형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같은 멘토가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상담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넷째, 공공 와이파이와 학습 공간 확보도 중요하다. 가정에 통신 환경이 열악한 경우 무료로 쓸 수 있는 장소를 확보해야 한다.

 

디지털 정보화는 선택이 아니라 권리다. 정보 소외계층이 누구도 뒤처지지 않도록, 정부·지자체·공익단체·시민이 힘을 모아 더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디지털 자원봉사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야말로 진정한 디지털 포용 사회로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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