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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산업재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에이전트 협업 사례 분석

중소기업 해외 B2B 사례

by 곰돌맨닷컴 2025. 7. 1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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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 수출의 핵심, 독일 시장과 현지 네트워크

산업재(Industrial Goods)는 B2B 수출의 대표적인 품목군으로, 품질과 기술 신뢰도가 판매 성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유럽의 중심인 독일은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이자, 유럽 제조업의 허브 역할을 하는 국가로 꼽힌다. 독일 바이어들은 기술표준에 민감하며, 신뢰와 품질을 기반으로 장기적인 거래 관계를 선호하는 특징을 가진다.

 

그렇기에 한국의 중소 제조기업이 독일 시장에 진입하려면 단순히 가격 경쟁력이나 제품 스펙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에이전트(Agent)나 유통 파트너와의 협업이 필수 요소가 된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로 독일 산업재 시장 진출을 시도한 국내 중소기업 ‘T사’의 사례를 중심으로, 현지 에이전트와의 협업 과정과 성과, 그 속에서 얻은 교훈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독일 산업재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에이전트 협업 사례 분석

사례 기업 개요 및 독일 진출 동기

경기도 화성에 본사를 둔 T사는 2013년 설립된 산업용 유압 실린더 제조업체이다. 국내에서는 농기계 및 공작기계 제작업체에 납품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주요 고객사로는 LS엠트론, 두산인프라코어 등이 있다.

 

T사는 국내 시장의 성장 정체와 대기업 납품의 단가 압박 문제로 인해 2019년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계획하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독일은 세계 최대의 기계산업 박람회인 하노버 산업박람회(Hannover Messe)의 개최지이며, 유압·공압 부품에 대한 기술 수요와 인증 체계가 잘 갖춰져 있는 고급 시장이었다.

 

하지만 T사는 수출 경험이 전무한 상황이었고, 독일어 구사 인력도 없었다. 이런 조건에서 가장 현실적인 전략은 독일 내 산업재 유통 전문가인 현지 에이전트와의 협업을 통한 시장 진입이었다.

 

현지 에이전트 발굴 및 협업 구조

T사는 KOTRA 프랑크푸르트 무역관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글로벌파트너링(GP)’ 프로그램을 활용해 독일 내 기계부품 전문 에이전트 리스트를 확보했다. 10곳 이상의 에이전트 중에서 세 번의 화상 인터뷰를 거쳐 최종적으로 뮌헨 소재의 A사와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

 

A사는 독일 전역에 120개 이상의 중소 제조업체 고객 네트워크를 가진 영업대행 전문업체로, 산업용 부품·설비 수입 대행과 설치 컨설팅까지 지원하는 풀서비스 형태의 회사였다.

협업 계약 주요 내용

  • A사는 T사의 독일 내 영업권을 위임받음 (단독 독점 아님)
  • 영업활동 및 바이어 발굴에 대한 성과 기반 수수료 지급 (5~7%)
  • 독일어 기반 제품자료 및 기술 매뉴얼 제작 지원
  • 전시회 및 샘플 테스트 활동 시 공동 참가 비용 분담

T사는 이 협업 계약을 통해 독일 시장의 실제 수요자와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했고, A사는 기술적 강점이 있는 한국 제품을 독일 시장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협업 실행 및 시장 반응

계약 체결 후 첫 번째 실행 단계는 독일 하노버 박람회 공동 참가였다. A사는 기존에 참가하던 전시 부스에 T사 제품을 함께 전시했고, 독일어 카탈로그와 현장 기술상담을 담당했다.

전시회 결과

  • 총 76건의 현장 상담 진행
  • 그중 15건은 테스트 샘플 요청으로 이어짐
  • 독일 남부 소재 중견 농기계 제조사와 테스트 계약 체결

이후 A사는 T사 제품에 대해 현지 바이어의 피드백을 모아 다음과 같은 개선점을 제안했다.

  1. 피팅 규격의 미세 차이 → 독일 표준 DIN에 맞춘 규격화 필요
  2. 내식성 코팅 추가 요청 → 독일 현지 사용 환경에 적합한 재질 보완
  3. 배송 리드타임 문제 → 초기엔 독일 내 재고 확보가 필요

T사는 이 피드백을 반영해 독일 맞춤형 제품군 ‘TS-EU Series’를 개발했고, A사를 통해 3개월 이내에 첫 본계약을 성사시켰다.

계약 성과

  • 계약처: 독일 바이에른주의 농기계 전문 제조사 M사
  • 초도 계약 수량: 유압 실린더 500세트
  • 계약 금액: 약 7만 유로 (약 1억 원 규모)
  • 후속 리오더: 6개월 후 1.5배 증량 주문 진행

에이전트 A사는 리오더 시점부터 기존 고객사 외에 다른 관련 업종으로의 제품 확장을 제안했고, 이후 독일 내 건설기계·중장비 시장에도 진입을 시작했다.

 

협업 성공 요인과 구조적 이점

이번 사례의 성공 요인은 다음과 같다.

 

전문성을 가진 에이전트 선정
A사는 이미 산업재 분야의 고객 네트워크를 갖춘 에이전트였으며, 단순 ‘중개상’이 아닌 ‘영업 파트너’로서 기능했다.

 

기술 피드백의 신속한 반영
T사는 현지 피드백을 수용해 제품 규격, 재질, 매뉴얼 등을 빠르게 수정했고, 이를 통해 현지 신뢰도를 얻었다.

 

비독점 기반의 유연한 계약 구조
A사와의 계약은 독점이 아닌 성과 기반 협약이었기에, 다른 바이어나 유통사를 병행으로 접촉할 수 있는 구조였다.

 

언어·문화 장벽 해소
A사는 독일 현지 언어, 업무 관행, 고객 응대 방식에 정통했으며, T사에게는 문화적 완충지대 역할을 해주었다.

 

한계와 지속적 과제

물론 한 번의 계약 성사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T사는 다음과 같은 과제도 함께 경험했다.

 

🔸 독일 내 인증 체계 대응 (CE, RoHS 등)
🔸 현지 재고 확보를 위한 물류창고 필요성
🔸 A사 외 추가 파트너 확장 필요
🔸 독일 외 주변국(오스트리아, 스위스) 진출 시 에이전트 교체 필요 여부

 

T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3년부터 독일 내 KOTRA 지원을 받아 ‘소형 재고 보관 거점’을 마련했고, 에이전트 외에도 독일 전문 컨설팅 업체와 법적 인증 대응을 진행 중이다.

 

결론: 독일 산업재 시장, 전략적 협업이 관건이다

독일 시장은 품질 중심의 장기 관계와 인증 신뢰를 기반으로 한 폐쇄적 유통망을 가진 시장이다. 한국의 중소 제조기업이 직접 진입하기에는 언어·인증·네트워크 측면에서 한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전문성과 신뢰를 갖춘 현지 에이전트와의 협업을 통해 그 장벽은 충분히 넘을 수 있다. 단, 단순한 판매 대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 제품만 좋다고 팔리지 않는다.
✅ 시장을 아는 사람이 팔아야 한다.
✅ 그 ‘사람’을 전략적으로 찾아내는 것이 진출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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